[자유게시판]/생활 수기

김포 대명포구 어시장에서.

凡石 2012. 6. 3. 00:11

 

 

 엊그제('12.5.28)는 아내와 같이 김포 대명포구 어시장을 다녀왔다. 활어 시장에는 주꾸미, 병어, 밴댕이, 꽃게, 돌게, 범게, 농어, 광어, 뽈낙, 새우, 소라 등 요즘 나오는 싱싱한 수산물이 그득하고, 젓갈과 건어물을 파는 시장에는 깻잎, 무말랭이 등의 밑반찬과 더불어 조개젓, 멍개젓, 낙지젓, 황석어젓, 창란젓, 명란젓, 어리굴젓, 가리비젓, 갈치젓 등 대한민국 젓갈이라고 하는 것은 없는 것 없이 다 있다.

 

 지난 4월에 조개젓을 샀던 집 '원자호'로 가서 또 다시 조개젓 한 통을 샀는데, 그 집 주인 아주머니의 후한 인심으로,  국물 없이 조갯살만 꾹꾹 눌러 한 통을 가득 담아 주신다. 거기에다가 맛있는 깻잎 절임까지 덤으로 주신다. 조개젓을 맛있게 무치는 요령까지 알려 준다. 사이다에다가 조개젓을 헹구어 무치면 냄새도 덜 나고 짜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럴싸하다.

 

 흰 쌀밥에 깻잎하고 조개젓만 있으면, 다른 반찬 필요 없겠다고 하였더니, 그 아주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 어떻하나~ 지금 밥이 다 떨어져서~"  "다음에 오시면 꼭 드릴께요~" 웃으면서 미안하다는 식으로 인사를 한다. 그 말이 얼마나 훈훈하게 들리던지 정말로 감동스럽다. 아마도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나오는 일종에 제스쳐 같지만, 그 분의 표정을 보면 진정으로 속에서 우러 나오는 말이다. 

 

 그리고 휴대폰으로 이것 저것을 찍어 대니까, 하는 말씀이 걸작이다. 내가 오늘따라 옷을 예쁘게 입지 않아 사진을 못 찍어 준다고 하면서, 다음에 오시면 예쁜 옷을 입고 모델이 되어 주겠단다. 그만큼 유모어도 많다.

 

 속된 말로 아사리판 같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분이, 이렇게 어질고 여유가 있다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하다. 다시 한번 그 아주머니 얼굴을 쳐다 보니 어느 이웃집 아주머니처럼 친근하고 후덕함이 철철 넘친다. 한 번 찾아 온 손님은 반드시 다시 찾아 오겠끔 하는 마력을 지닌 분이라고 보면서, 앞으로 사업이 날로 번창하기를 바란다. 오늘 저녁은 그 분이 말한대로 사이다에 조개젓을 무치고 맛깔나는 깻잎으로 식사를 하였는데 과연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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