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생활]/Classic

숨어있는 알짜 객석 찾아라

凡石 2009. 4. 27. 21:46

숨어있는 알짜 객석 찾아라

무용 2층, 연극은 1층 앞자리가 명당
자리따라 다른 감동 "취향별 선택을"


박돈규기자 <조선일보>




“1층 A열 47~48번이 좋나요, 2층 B열 7~8번이 좋나요?”(아이디 ‘henry0714’) “간신히 1층 5박스석 1~2번을 예약했습니다. 자리가 어떤지 좀 알려주세요.”(‘miri0307’) 6월 1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식 카페에 올라온 SOS들이다. 이 질문들은 공연예매사이트의 손바닥만한 좌석배치도 앞에서 한참 망설였다는 고백이기도 하다. 1000석이 넘는 대극장에 간 관객은 어느 자리에 앉느냐에 따라 다른 풍경, 다른 감동을 만난다.


◆ 극장 따라 다르다

극장 구조에 따라 등급 이상의 값을 하는 S석, A석, B석도 적지 않다. 등급 분류의 허점을 파고들어 R석과 붙어 있는 S석 등 등급 간 경계의 자리들을 고르는 건 기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S석이지만 R석과 통로 하나를 사이에 둔 A열과 E열의 만족도가 높고, LG아트센터의 경우 실속파들은 S석인 1층 중앙 이후의 자리를 애용한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경우 2층 객석에 최적 음향을 맞춰 건축됐다. 3층은 울림이 너무 크고 1층은 작다. 불편한 박스석 중에도 쓸 만한 자리는 있다. ‘별빛처럼’이라는 네티즌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대해 “1층 4~5번 박스석은 고개를 돌려 봐야 하는 게 수고스럽지만 현장감이 좋아 2층 R석 못지않은 자리”라고 감정했다.


◆취향을 포기하지 말라

싼 오케스트라 피트석은 배우들의 거친 호흡과 미세한 떨림까지 건질 수 있다. 현장감을 극대화해 주는 자리지만 외국 공연의 경우 자막 보는 걸 포기해야 하고 일부 장면을 놓칠 수 있다는 게 단점.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LG아트센터)의 경우 무용이지만 볼거리보다 이야기나 역동성에 끌리는 관객이라면 2~3층은 피하는 게 좋다. ‘오페라의 유령’은 1층 중앙 앞쪽에 앉으면 샹들리에가 떨어질 때 소름 돋는 박진감을 느낄 수 있고, 2층 이상에서는 추락 시작부터 전체적인 스펙터클을 감상할 수 있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씨는 “1층 앞자리는 가수가 날 위해 노래를 불러준다는 느낌이 좋고 2층 이상에서는 전체적인 그림을 즐길 수 있다”며 “중요한 건 관객의 취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