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09.10.29)저녁에는 도곡동 힐스테트 홀에서 열린 '한국가곡의밤'음악회를 다녀왔다. 이번 공연은 깊어가는 가을밤에 한국 가곡의 진수를 보여 줄 서정적 성악무대로서 힐스테이트가 마련한 초대 음악회이다. 출연진은 베이스 함석헌씨외 5명의 성악가와 피아노 반주자 이지현씨가 출연하였다. 이들 모두는 국내 외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세계 굴지의 국제 콩쿨 입상은 물론, 유명 오페라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는 실력있는 성악가들이다.
제각기 가을 분위기에 맞는 레퍼토리를 갖고 나와, 열창을 함으로서 많은 청중들로부터 많은 박수갈채가 있었다. 아마도 이 날 감명 깊게 들은 곡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연 베이스 함석헌씨가 부른 '명태'라고 말 할 것이다. 한국적 해학과 재치가 돋 보이는 이 곡을, 멋진 제스처와 함께, 굵은 목소리로 부드러우면서도 박력있게 불러대는 그 모습은, 급기야 나의 심금을 울리고 말았다.
어떻게 보면, 이 노래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얼마 전에 작고하신, 베이스 오현명선생 보다도, 더 음역이 두텁고 음색이 우렁차다. 그리고 매너도 부드러우면서 깔끔하다. 머지않아 우리나라의 베이스를 대표하는 훌륭한 성악가로 자리 할 정도로 장래가 촉망된다.
또한 이 날 피아노 반주를 맡은 이지현씨는 단아한 용모에, 잔잔한 미소와 진지한 표정으로, 음악에 몰입하는 모습은 대가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보며, 매 곡마다 연주 전에 가수와 주고 받는 눈 인사의 사인(Sign)도 매우 보기가 좋았다. 특히 섬세한 하모니를 자유롭게 구사하면서, 부드럽고 강렬하게 두드리는 음반 터치는 그야말로 완전 프로다.
깊어 가는 이 가을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우리의 가곡은, 은은하면서도 감미롭기 짝이 없어, 청중들을 매혹의 도가니 속으로 이끌기 충분하였다. 특히 마지막 무대에서 이수인 작곡의 '별'과 조두남 작곡의 '선구자'를 청중과 함께 부르는 대목에서는, 청중 개개인이 마치 자기가 최고의 성악가라도 되는 것처럼, 나름대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함으로서, 피날레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오늘 본 음악회를 마련 해 준, 힐스테이트 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저녁 대용으로 샌드위치까지 나누어 준 배려가 너무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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