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선산 중간벌초를 하면서.

凡石 2010. 7. 10. 13:40

 

 지난 '10. 7.4(일)에는 선영의 중간 벌초가 있는 날이었다. 매년 이 때가 되면 종친들이 만나 추석 전에 벌초를 하는데, 오늘도 여지없이 많은 회원들이 모여 넓디넓은 선영 묘역의 풀도 깍아 주고 나무도 예쁘게 손질하였다. 웬만하면 추석전에 벌초를 한번 하여도 되는데, 원래 잘 가꾸어 놓은 가족묘원이라서, 풀과 나무가 무성하면 보기가 좋지 않을뿐더러, 조상님들에 대한 예가 아닌 것 같아, 일부러 중간에 벌초를 하여 준것도 벌써 10여년이 지났다.

 

 이제는 마땅히 해야 할 종중의 중요행사로서 모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날도 약 30여명이 참석하였으며, 각 집안마다 예초기를 갖고 나와 합동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그 넓은 묘역을 오전에 거의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점심식사는  고향마을에 사는 재당질 "환권"이가 잡아 온 물고기로 어죽으로 쑤었는데 그 맛이 기가막히게 맛있다. 식사와 겯드려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을 하니 땀으로 빠진 수분이 보충이되서 그런지, 아니면 알콜기가 돌아서 그런지 갑자기 피로가 싹 가시면서 힘이 절로 난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종중의 현안문제를 다루기 위해 임시총회를 하였다. 우리 종중의 현안문제는 몇 가지가 있지만 그중 제일 시급한 것이 어느 종중원과의 종중 재산 문제로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이 문제는 이미 법정 소송에서 우리 종중 측의 절대적인 증거 미비로 우리 측에 불리한 판정을 받았지만, 모든 회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그 땅은 엄연한 우리의 종중땅이라고 믿고 있기때문에 분쟁이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회의는 지난 번 회장으로 피선된 강우식 회장이 주재하였다. 회장은 이 자리에서 종중의 입장과, 상대방의 입장을 서로 절충하는 합의 점을 찾아 쌍방간에 원만히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기조 연설을 하면서, 인근 송악면에 있는 대 종손 종친회의 어느 종중원의 선행 사례를 예로 들면서 상대 종중원에게 회유와 더불어 은근한 압박을 가하기도 하였다.

 

 이어서 상대방 측에서 화해의 안으로 종중에 협력할 수있는 안을 제시 하였으나, 몇몇 종중원들이 미흡하다고 하면서 약간의 소음도 있었다.  이 자리에서 종중의 요구 안과 상대방의 제시 안이 어느정도 구체적으로 드러남에 따라, 상대방이 종중의 의견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조금 더 생각한다면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퍽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나저나 이번 회의에서는 참석 세대수 부족으로 상대 의견에 대한 가부결정을 못 내렸으나, 다음 회의 때는 모든 것이 원만히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몇 집안 되지도 않는 가까운 종친들끼리, 이런 문제로 오랜 세월동안 서로가 얼굴 붉혀 가면서 시끄럽게 떠든다는 자체는, 중중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어 서로가 웃으면서, 종중 일에 머리를 맞대고 일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그 날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