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0.8.22)은 일요일이다. 집에 있자니 더워서 짜증이 난다. 하루 종일 에어콘을 켜고 있자니 전기요금 때문에 그럴 수도 없고, 또 찬 바람을 계속 쐬면 냉방병이 우려되어, 결국은 집에 있는 것 보다 밖에 나가서, 땀이나 흘리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도 좋을 것 같아, 오후 늦게 인근 뒷 산으로 산보를 나갔다.
말복 지난 지가 보름이 되었건만 금년은 유독 덥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온 현상이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폭우와 혹서가 극심하여 도처에서 재앙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우리나라도 금년들어 무더위가 극심하여, 전력소모량도 예년 수준을 넘어 섰다고 한다. 내일 비가 오고 나면 더위가 한 풀 꺽인다고 하니 다행이다. 하기야 처서가 내일이니 아무리 혹독한 더위라 해도 처서 절기 앞에서는 꼼짝 못할 것이다.
집 뒤에 있는 산이 바로 현충원을 끼고 있는 산인데 그 산 이름이 서달산이다. 작년만 해도 틈만나면 자주 다녔는데 근래에는 무엇이 바빠서인지 다녀 온 지가 꽤 오래 되었다. 아마도 지난 초 봄에 다녀 오고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산은 낮고 작지만 나무도 울창하고 꽃도 가지가지다. 더구나 현충원 경내는 서울 시내에서도 이만한 조경이 없을 정도로 잘 가꾸어 놓았다. 봄에는 벗꽃과 개나리가 무성하고, 여름에는 무궁화와 목백일홍이 한창인데 오늘은 여름이 너무 늦어서인지 모든 꽃이 시들었다.
경내를 거닐면서 자연 풍경을 사진으로 담기도 하고, 애국지사, 참전용사, 역대 대통령들의 묘소를 일일히 찾아 뵙고, 그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명복을 빌어 본다. 공연히 마음이 숙연해지면서 그 분들에 대한 고마움이 가슴 속 깊이 우러난다. 당신들이 있었기에 우리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가 대열에 올라 서서, 남부럽지 않게 호의호식하면서 잘 살수 있는 것이 모두 당신들의 은덕이라고 생각하니, 어찌 고맙지가 않겠는가. 모처럼 애국심이 절로 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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