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금강CC에서 라운드하면서.

凡石 2010. 10. 15. 23:55

 

 지난 토요일('10.10.16)에는 우리 위원 네명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여주 가남면에 있는 금강CC에서 골프를 즐겼다. 아침 7시 경 서울 마포 공덕동을 떠나 강북도로를 이용하여 중부고속도로에 접어드니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차들이 제법 많다. 티업시간이 8시 30분이니까 적어도 20분전에 도착하려면 약 1시간 10분 밖에 안 남았는데, 그 안에 도착하기는 하늘에 별 따기처럼 매우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박위원이 모는 애마는 마치 곡예라도 하듯이 막혀 있는 차량 사이를 요리조리 헤집고 달리더니, 드디어 목적지인 금강CC에 다달은다. 그 시각이 바로 티업시간 10분 전이니까 그야말로 귀신 같이 딱 맞춘 것이다. 만약 그가 아니었으면 제 시간 안에 도저히 댈수 없었을텐데 역시 베스트 드라이버다. 운전에 달인이라고 할까, 귀재라고 할까. 아무튼 운전실력이 남다르게 뛰어난 것만은 사실이다.

 

  부지런히 옷을 갈아 입고 필드로 나간다. 아웃코스 첫번째 홀에 들어 서니,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가 그동안 초조했던 나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시간이 없어 제대로 준비 운동도 못 하고 타석에 들어 서서 드라이버를 힘껏 휘둘러 본다. 

 

 순서는 최위원, 남위원, 박위원 그리고 맨 마지막이 나다. 세 위원들의 공은 마치 제트기가 창공을 나르면서 내 뿜는 하얀 연기처럼 파란 하늘로 쭉쭉 뻗어 나가 페어웨이 한 가운데 떨어진다. 그러나 내 공은 역시 생각했던대로 슬라이스다.

 

 솔직히 말해 기분이 좀 언잖았지만, 연습을 전혀 하지 않고 갑자기 필드에 나가니 당연히 그럴수 있지않겠는가 하고 스스로 위안을 해 보지만 드라이버 샷의 슬라이스는 언제나 나의 고질병인것만은 사실이다. 아마도 체중 이동의 미흡으로 몸통 회전이 안 되어, 팔로만 치다 보니, 결국은 왼 팔이 안으로 굽어지기 때문에 악성 슬라이스가 나는 것 같은데, 고쳐 보려고 하지만 잘 안 된다.

 

 그럭저럭 18홀을 돌고 나니 한 시 반이다. 몇 홀이라도 좀 더 칠 수 있다면, 몸도 풀렸으니 제대로 한 번 쳐 보고 싶은데 그저 아쉽기만 하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실력을 제대로 연마 하여 본때를 보여 주고 싶다. 샤워를 하고 서울로 돌아 오는 길에 순두부 잘 하는 집에 들려 모두부 한 접시와 낙지 전골 한 냄비를 시켜 놓고, 식사하면서 막걸리 한잔 하고 집으로 돌아 오니 저녁 때가 된다.

 

 오늘  하루 허물 없는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맑은 공기를 마셔 가며 운동을 하고 나니, 스트레스를 확 풀려서 그런지 온 몸에서 엔돌핀이 솟구친다. 오늘 기회를 마련 해 주신 최 위원님을 비롯하여 두 위원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다음 기회가 다시 한 번 주어지기를 기대 해 본다. 내내 건강하고 가정의 화목을 기원하는 바이다.     

  

 

 

 최 위원님의 드라이버 샷 백스윙 폼이다. 오른 발에 체중이 실리면서 왼쪽 어깨가 턱 밑까지  돌아 간다. 왼쪽 어깨와 오른쪽 어깨 라인이 거의 수평을 이루면서 오른 쪽 겨드랑이는 몸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다운스윙 시, 양 어깨와 양 팔의 삼각형 구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드라이버 헤드를 목표 방향으로 내 던지는 샷을 구사한다. 이 날 드라이버의 페어웨이 안착율이 무려 90% 이상이 될 정도니 스윙 폼은 말 할것도 없이 안정 되있다.

 

  

 

 이 날따라 잠자리가 무리를 지어 날아 다닌다. 어떤 놈은 짝 짓기를 하는지 암놈의 꼬리를 물고 날아 다니고, 어떤 놈은 계속 날다 보니 피곤해서 그런지 잠시 나무나 풀숲에 앉아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어떤 놈이 최위원님의 등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아마도 향기가 남다른 모양이다.

 

 

 

 오늘 최고 점수를 낸 남 위원님의 드라이버 샷  어드레스 폼이다. 머리와 허리 선이 일자로 곧게 펴진 상태에서 하체가 지면에 말뚝이라도 막은 것처럼 매우 안정이 되어 있다. 

 

 백스윙은 왼쪽 어깨를 천천히 밀어 톱까지 올린 다음, 다운스윙 시, 꼬여진 몸통을 풀면서 힘을 완전히 빼고 빠르게 회전을 한다. 임팩트 후 피니시는 마치 최경주 폼과 같이 간결하고 멋지다. 

 

 과연 "하고마비"의 정신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 같아, 배울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참고로 "하고마비"란 골프를 칠 때 "체는 정하고 음은 워라"는 뜻이다.

 

  

 

 박위원님의 스윙 폼은 자기만의 고유의 폼을 지니고 있다. 어깨와 팔의 힘을 완전히 빼고 다운스윙을 하는데 폼이 아주 유연하다. 그래서 그런지 임팩트가 정확하여 공이 페어웨이 한 가운데로 곧바로 날아 간다. 

 

 그 날도 남들은 공을 두 서 너개씩 잃어 버렸는데 이 분은 하나도 안 잃어 버렸다. 그래서 그가 하는 말이 걸작이다. 오늘 자기만 싱글했다는 것이다. 그게 무슨 말인가 했더니 나중에 알고 보니 공 한개만 가지고 끝 까지 쳤기 때문에 싱글을 하였다는 말이다. 듣고 보니 그 말이 맞긴 맞다. 

 

 항상 우스개 소리를 많이 하고 분위기를 잘 만드는데 선수다. 직장에서나 필드에서나 분위기 메이커로서 매너가 좋아 동료들로부터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