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10 저녁에는 동료들과 같이 을지로2가에 있는 어느 칼국수집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갖었다. 이 날 모임은 새로 온 정위원이 신고를 한다고 하여 자리를 만들었는데, 모처럼 아주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이 자리에서 정위원과 박위원 두 분의 익살이 어찌나 우스웠는지, 하마트면 배꼽이 빠질 정도였는데 다행히 거기까지는 않갔으니 다행이다.
지금까지는 우리 박위원이 분위기 메이커로서, 그 분야에 독보적인 존재였는데, 이제 정위원이라는 강자가 새로 나타남에 따라, 그 자리를 내 놓을 정도가 되었으니, 그야말로 정위원의 유모어 감각이 만만치가 않다. 물론 두 분의 익살 스타일이 약간 다르지만, 결국 남을 웃기는 실력만큼은 서로 만만치가 않다. 남을 웃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아마도 그 분야에 타고 난 도사들이 아닌가 싶다.
두 분의 모습에 공통점이 한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한결같이 표정이 아주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항상 얼굴이 온화하며 눈가에는 미소가 잔잔하고, 품행도 단정할 뿐더러 의연하기 짝이 없다. 둘째는 가정이 화목하다는 것이다. 두 분의 가정은 항상 단란하여 웃음 꽃이 만발 하고, 특히 부부애가 남달리 돈독하여 주위 사람들로부터 '애처가' 또는 '잉꼬부부'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다정다감하다.
이제 그들은 환갑을 갓 넘긴 초로의 인생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백전의 노장들이다. 다방면으로 아는 것이 많고, 산뜻한 유머감각이 남다르고, 나보다 불우한 사람에 대한 인정이 철철 넘친다. 그런면에서 남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 시대의 최고 멋쟁이들이 아닌가 싶다.
이렇게 육십 평생을 슬기롭게 살다보니 인생 계급장에 구김이 전혀 없다. 이런 결과는 타고난 성품이 착하고 상냥하여, 항상 자기보다는 남을 위해 헌신하면서, 오로지 사랑으로 감싸는 자비심이 있었기에 오늘에 영광이 있었다고 본다. 모쪼록 두 분 모두 그런 기질을 잘 살려 내내 건승하기를 바란다.
이렇게 훌륭한 동료를 가까히 한다는 자체가 나에게는 큰 영광이라고 생각하면서, 다음 기회는 내가 한 턱을 마련하기로 마음을 먹어 본다. 모처럼 동료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시덕거리다 보니, 이제 집으로 돌아 갈 시간이 되었다. 4호선 전철에 몸을 싣고 집으로 향하는 내 마음이 마냥 흐뭇하기만 하다.
'[자유게시판] > 생활 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륙회 송년모임에서 (0) | 2010.12.07 |
---|---|
우리집 베란다의 가을풍경 (0) | 2010.12.07 |
덕진 조상님의 시제를 모시면서. (0) | 2010.11.28 |
선대 조상님의 시제를 모시면서. (0) | 2010.11.18 |
깊어 가는 현충원의 가을 풍경을 담다. (0) | 2010.1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