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생활 수기

소꿉회 모임에서

凡石 2012. 4. 12. 23:56

 

 엊그제('12.4.7)는 소꿉회원이자 나의 절친인 가영로의 아들이 장가를 가는 날이다. 식장에 들어서니 많은 하객들로 붐비어 잔치집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예식을 지켜 봐야 하나, 친구들이 피로연장에 있다길래 곧장 식당으로 갔다.

 

 멀리 아산에서 올라 온 친구 규남이와 영흥이가 보이고, 서울 친구 광희, 동철이, 병복이, 명근이, 동주 얼굴이 보인다. 이어서 환구, 승철이, 복자, 순현이가 들어 온다. 한 자리에 앉을 수 없어 따로 따로 자리를 잡아 식사를 하고 나서 다같이 예식장을 빠져 나왔다.

 

 오늘은 결혼식 축하도 하고 소꿉회 회의도 하는 날이다. 인근에 있는 천안명물 호두과자집에서 회의를 하였는데, 별다른 안건이 없어서 그런지, 주로 승철이의 수다를 들어 주는 날이 되었다. 지난 시절 아주 작은 에피소드부터 시작하여 오늘날까지 살아 오면서  겪었던 세상 사는 이야기들을 아주 거침없이 좔좔 쏟아 낸다.

 

 또한 정치적으로 보수 이념이 너무 강하여 우리네 같이 그런 방면에 약한 사람은 끼어 들 수가 없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듣다 보니 어언 저녁 때가 다가 온다. 더구나 옆자리에 젋은 사람들이 있어 더 이상 떠드는 것은 곤란하다고 보아, 자리를 비워 주고 나왔다. 나이가 많아질수록 말도 많아지나 보다. 이렇게 큰 목소리로 장시간 수다를 떠는 것은 별로 보지 못했는데... 아무튼 대단하다.

 

 

 어느 모임이던지 이런 친구들이 있어야 분위기 산다. 아무튼 기억력도 좋고 힘도 좋다. 하기야 매일 신문 두 서너가지 정도는 통독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수 십바퀴 돈다니 어찌 안 좋을리가 있겠는가.  어쨌든 소신이 강하면서도 낙천적으로 사는 친구라고 이구동성이다.  다음 모임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각자 헤어졌다.